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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좋은시

가을시 한 편 | 국화 옆에서 _ 서정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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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는 아침

 

국화 옆에서

             서정주

 

한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에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

 

 

시는 시일 뿐......

계절에 맞춰 그냥 가을에 피는 꽃이려니 했다.

오늘 문득

넌 어쩌면 봄부터 준비하고 있었겠다 생각을 한다.

그래서 더 그윽한 향기를 지니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꽃들이 다 지고 갈색으로 타들어가는 늦가을 쓸쓸하지 않도록

그래서 애써 꽃망울 감추고 있다

가을이 서럽지 아니하도록 피었나보다.

 

 

 

 

 

 

 

 

 

 

 

 

 

시인은 

내 누님같은 꽃이여~ 라고 했는데

나는 동생에게 국화처럼 청초한 모습일까?

그윽한 향기를 전하고 있을까?

 

 

오늘은

국화 향기 같은 안부라도 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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