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 25. 20:23ㆍ풍경쌤의느린여행
아직 봄도 아닌데
봄의 화신 홍매화 소식을 전합니다.
봄이면 사진 작가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던
구례 화엄사 홍매화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고 오늘 기사에 실렸네요.
지정 명칭은
구례 화엄사 화엄매
각황전 옆에 위치하고 있어, '각황매'로 불리기도 하는 홍매화는 조선 숙종(1674∼1720) 때 심어진 것으로 알려지며, 다른 홍매화보다 꽃 색깔이 더 붉은 데다 검붉은 빛도 띠고 있어 흑매화(黑梅花)라고도 불립니다.
“화엄사 홍매화는 자태도 아름답지만 300여 년 동안 피고 지고를 거듭하며 많은 위안과 감동을 준 국민과 함께한 나무”라며 “천연기념물 지정을 계기로 더 많은 국민이 화엄사를 방문해 힘들고 지친 마음을 위로받았으면 한다”고 화엄사 주지 덕문 스님은 기쁨을 전했다고 합니다.
화엄사 홍매화 천연기념물 지정 소식에
문득 지난해 초여름 화엄사에 갔다가 만난 인연이 떠올라 추억을 소환해 본다.
화엄사를 둘러보던 중 우연히 만나
잠시 잠깐 스쳐 지나간 인연 뿐인데
무엇 하나가 매개체가 되면
까맣게 잊은 듯 하다가도
내 안 어디에서 선명하게 떠오르는것이
바로 인연 아니던가!
오늘은 홍매화 천연기념물 지정 소식과
그분이 주셨던 화엄사 홍매화 사진이 매개체가 되어주어
잊혀진 1년 전 추억을 소환하며,
작은 만남도 소홀히 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에 미친다.
늦은 오후에 화엄사를 찾아갔던 터라
여유를 가지고 구석구석 둘러 볼 시간은 없을 것 같아
대웅전과 가장 멋스럽게 다가온 각황전을 둘러 보고
보제루 툇마루에 앉아 잠시 쉬었다 일어 서려는데,
툇마루에 앉아 계시던
슬리퍼 차림에 산신령 지팡이 같은
나무 지팡이를 지닌 분이 말을 건네오셨다.
차림으로 보아 사찰에 계시는 분도 아닐테고,
여행객 차림도 아닌 이 근처 마을에 사시는 분 쯤 되어 보였다.
사사자 삼층석탑은 다녀 오셨습니까?
화엄사에 와서 여기를 안보고 가면 화엄사 안 본 겁니다.
제가 안내해 드리지요^^
그렇게 앞장서서 우리 부부를 사사자 삼층석탑으로 안내해 주셨던 분.
각황전 옆으로 난 계단을 따라 조금 오르는 길~
와~
생각지도 못했던 국보가 여기 있었다.
거의 매일 이곳에 올라와 탑돌이를 하신다는 그분은
사사자 삼층석탑에 전해오는 연기조사의 효 이야기도 들려 주시고,
봄 되면 화엄사 홍매화 찍으러 오라며
홍매화 사진도 보내 주시고,
당신이 채취한 산삼 사진들도 보내주셨다.
시간이 늦어 이만 가보겠다고 인사를 드리니
조금만 더 기다리면 타종시간이라고
여기까지 왔으니 보고 가는 것도 좋겠다고 하시면서 또 안내를 해 주셨다.
템플스테이 중인 분들이 운고루 아래로 삼삼오오 모여 드는 틈에 나도 끼어
운고루 북치는 것도 보고,
타종까지 보고 내려왔었던 장엄했던 시간이 새롭다.
그분이 짚고 다니시던 지팡이!
내가 사진을 좀 찍겠다고 했더니
평소에는 그럴싸한 모자도 쓰고 다니는데
하필 오늘 그 모자를 안쓰고 나오셨다면서 아쉬워 하신다.
김삿갓 모자까지 쓰시면
정말 산신령 포스 나실 것 같았다.
행여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에
지리산 심마니가 보내주셨던 산삼 사진에
심마니의 지팡이를 넣어 보내드렸다.
천연기념물도 되었으니
올해는 화엄사 홍매화가 더 많은 사랑을 받겠다.
홍매화는
더 붉고
더 그윽한 향기를 준비하고 있겠다.
홍매화가 맺어준 귀한 인연에
오늘 홍매화 천연기념물 지정 소식을 듣고 기쁜 마음으로 이 글을 쓴다.
화엄사에 홍매화 소식 들려오면
나도 한 번 가보고 싶다.
그 향기는 얼마나 그윽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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