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나태주
저녁 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힘들 때
마음 속으로 생각할 사람 있다는 것
외로울 때
혼자서 부를 노래 있다는 것
책을 펼쳐서 아무 페이지나 펼쳐 읽어도 좋은 책들이 있다.
어렵지 않으면서 오래오래 향기처럼 남는 그런 책은 일부러 주변 아무 곳에나 그냥 내버려 둔다.
청소를 하다 책이 눈에 띈다.
책을 펴 읽다가
어떤 날은 책상으로 올라가 필사를 하고,
어떤 날은 컴퓨터를 열어 시화를 만들고,
또 어떤 날은 아예 영상시를 만든다.
청소 생각은 까마득하게 잊고......
나태주 시인의 시집 '꽃을 보듯 너를 본다'도 그런 책 중의 한 권이다.
행복 / 나태주
저녁 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 있다는 것
외로울 때
혼자서 부를 노래 있다는 것.
내가 너를
나태주
내가 너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너는 몰라도 된다
너를 좋아하는 마음은
오롯이 나의 것이요,
나의 그리움은
나 혼자만의 것으로도
차고 넘치니까ᆢᆢᆢ
나는 이제
너 없이도 너를
좋아할 수 있다.
풀꽃 . 1
나태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경기도에서 농사를 지으시는 지인께서
고춧잎을 한 자루나 보내 오셨다.
고춧잎 속에서
하얀 고추꽃 한 송이가 나왔다.
예뻐라~~
예뻐라~~
나태주 시인의 시가 생각났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너도 그렇다.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었다.
고춧잎 다듬던 일을 뒤로 하고
컴퓨터 앞에 앉아
시화를 만들었다.
이 시화가 그렇게 만들어진 시화이다.
풀꽃 3 / 나태주
기죽지 말고 살아봐
꽃 피워봐
참 좋아.
고작 세 줄 짜리 시에 시인은
많은 것을 감추어 두었다.
몇일 전 쫄지마! 라는 말씀을 많이 하셨다는
이어령교수 인터뷰 기사를 보았는데
쫄지마!의 시적 표현이
바로 나태주 시인의 풀꽃3이 아닌가 싶다.
기죽지 말고 살아봐~
꽃 피워봐~
참 좋아~~
참 좋아~ 라는 표현은
경험에서 나온 표현이기에
나보다 인생길을 앞서 걷고 있는
시인의 경험으로 조언을 해주는 것만 같다.
몇일 전 청소를 하다
또 이 시에 꽂혔다.
영상시를 만들었다.
청소는 끝내지 못했지만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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