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계속되는 비와 사고 소식에 몸도 마음도 무거웠던 한주간이었다.
기분 전환도 할 겸 바람 쐬러 두물머리에 가는 길~
팔당대교를 지나 팔당관리교를 건너야 하는데 팔당댐 관리교 앞에 차량통행금지 안내가 붙어 있다.
이번 집중호우로 내부 정비를 해야 한단다.
어쩌나!
돌아 갈 길도 없는데......
두물머리로 가려면 강을 건너야 하는데
건너 갈 다리가 없다.
비로 꾸깃꾸깃해진 마음 펴려고 나왔는데 길이 가로 막는다.
선택의 여지 없이 직진---
11시부터 다시 비 소식이 있는데 팔당댐이나 보고 그냥 돌아 가자~
비상사태인만큼 팔당댐 관리교 직원들도 밖으로 나와 계신다.
잠깐 주차하고 팔당댐 방류 현장을 보고 오겠노라고 말씀 드리고 팔당댐 방류 현장을 목격했다.
그야말로 위력이 어마어마 했다.
댐 수문을 통과하는 순간의 물은 무섭도록 솟구쳐 올랐다.
수문을 통과하는 물의 위력이 어느 정도인지 동영상으로 확인해 보세요.
물이 무섭다는 말을 실감하게 됩니다.
한참을 물만 보고 있으면
정신을 잃을것도 같다.
시커먼 흙탕물이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한강으로 흘러간다.
아니 휩쓸려 간다.
잔잔하게 흐르던 물이 성난 코뿔소처럼 한강으로 질주한다.
무서웠다.
순간!
지난번 춘천 의암댐 수초 작업 중 사고로 목숨을 잃은 사고가 떠오른다.
얼마나 무서웠을까?
얼마나 두려웠을까?
평소 보이던 가마우지, 백로, 왜가리는 다 어디로 갔을까?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다.
하긴 새들의 쉼터가 물바다가 되어 무겁게 밀려드는데
안전한 곳으로 피신해야지^^
터를 잃은 새들이 경안천에 모여 있을 지 모르겠다는 생각에 다시 경안천으로~~
지금쯤 연꽃도 피었을테고.
폐허가 된 곳들이 많이 보인다.
길이 움푹 패이고,
산에서 흘러내려오는 토사,
사방이 벌집 들쑤셔 놓은 듯 어수선한 느낌이다.
어수선한 중에도 차 창 밖으로 내다 보이는 집 한 채
지붕 낮은 낡은 집은 왠지 평화로워 보인다.
이 폭우에도 뉘 집 대추는 여전히 나무에서 잘 크고 있다.
교보문고 현판에 걸렸던 장석주 시인의 대추 한 알이 떠오른다.
대추가 저절로 불어질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개
천둥 몇개, 벼락 몇개
이 태풍에
이 천둥 소리에
싱싱하고 탱글탱글한 저 대추들도
저 안에 태풍 몇 개, 천둥 몇 개, 벼락 몇 개 담겨서 붉어지겠지^^
무서리 내리는 몇 밤과, 땡볕 두어 달과, 초승달 몇 날도 담겨 지겠지?
땡볕 두어 달은 벌써 들어 있는 것 같다.
메리골드는 더 짙은 주홍색을 띄고 있다.
너도 그렇게 견디고 있겠지?
집으로 가면 지인이 선물해 주신
메리골드 차를 마셔야겠다고 생각했다.
퇴촌에 왔으니 퇴촌 찰토마토도 한 상자 사고
차에서 먹을 따뜻한 옥수수도 사고.
빨갛게 완숙한 토마토가 탱글탱글하다.
좀 더 단단한걸로 달라고 했더니
보기에는 탱글탱글해 보이는데
요즘 비가 와서 조금 무르단다.
맛은 있으면 좋겠다.
퇴촌은 토마토 축제가 열릴만큼 토마토 재배가 많은 곳이다.
드디어 경안천생태공원 도착!
아뿔싸!
최근 기상특보로 인하여 공원 내 안전사고를 방지하고자 출입을 금하오니 ......
이번 호우로 사방이 위험 구역이 되었나 보다.
밖에서라도 연꽃은 보고 가야지^^
연꽃들도 이 비를 견디기에는 힘들었나 보다.
잎까지 물이 차올랐는지 잎에도 흙탕물이 엉망이다.
연꽃을 아쉬워하는 앞에 연꽃 색 꽃 '꽃범의꼬리 꽃'이 피어 있다.
꽃범의꽃 사이로 사람이 보이고
밖에서 관리인이 소리를 치신다.
"들어가시면 안돼요~
빨리 나오세요~"
멀리서 들려오는 대답~~
"잠깐만 들어갔다 올게요~
멀리서 와서요~~"
그리고는 뒤 돌아 태연히 걸어간다.
관리인과 주변에 있던 모두는 어의 상실.
피해가 많은 때일수록
경각심을 가지고 안전에 더욱 신경을 쓰고, 규칙을 지켜주면 좋으련만......
나의 생명과 직결된다고 생각하면 감히 들어갈 꿈도 꾸지 못했을텐데,
우리는 언제나 사고는 남 일 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
제발~~~
Please~~~~~~
GYEONGANCHEON WETLAND ECO PARK
습지가 wetland 였구나!
wet + land 젖은 땅
알고 보면 의외로 쉬운 단어들이 합쳐진 단어들이 많은데 막연히 어렵게 생각한다.
경안천습지생태공원 해설 시간
숲 체험 및 해설 예약
문의 : 031) 769-7111
해설 시간 : 오전 11시와 오후 3시 두 차례이고, 월요일은 휴무
해설사의 집도 굳게 잠겨 있다.
경안천습지생태공원 숲 체험 테마별 코스 안내
테마별로 A코스부터 F코스까지 있다.
봄에는 벚꽃길,
여름에는 연꽃길과 메타세콰이어 길,
가을에는 단풍길,
겨울에는 철새들의 도래지
연꽃이 피는 여름과 철새들이 서식하는 겨울에만 찾아 왔었는데 계절마다 와도 좋겠다.
이번 가을에는 단풍나무길을 걸어볼까나?
마음이 쉬어가는 광주 여행이라고 쓰여 있어서 내가 다녀왔던 곳들을 찾아 보았다.
병자호란 때 인조가 이곳에서 피신하다 45일 만에 굴욕적인 항복을 한 남한산성,
LG상록재단이 조성한 화담숲,
그리고 이곳 경안천습지생태공원.
남한산성도 화담숲도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으니 마음이 쉬어가기 좋은 곳이긴 했던 것 같다.
가려던 팔당관리교가 폐쇄되어 이곳으로 왔더니 여기도 폐쇄.
정말이지 이번 호우로 인한 피해를 실감했다.
주차장 건너편 퇴촌 로컬푸드 직매장이 보인다.
로컬푸드나 둘러보자고 길을 건넜다.
근처에 사시는 분들은 미리 전화를 하고 사러 오시는 분들도 많으신가 보다.
토마토는 아침 일찍 와야 살 수 있다고 하신다.
토마토 한 상자는 얼마냐고 여쭈었더니 20,000원 이란다.
에공!
우리는 25,000원에 샀는데.
내가 겟한 대파와 가지
대파는 이천원, 가지는 삼천원
오늘은 참 가려는 곳마다 길이 막혀 돌아 돌아 여기까지 왔다.
볼거리는 놓쳤으니 먹거리라도 충족해야지^^
오래 전 이 근처 오리집에서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나서 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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