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0. 31. 12:26ㆍ인사말카드
어쩌면 사람은
자연을 참 많이 닮은 것 같습니다.
특별히
쓸쓸해 할 이유도 없는데
아파 할 이유도 없는데
떨어지는 잎새만 보아도
발밑에 딍구는 낙엽만 보아도
쓸쓸하고 아픈걸 보면요.
자연은
새봄을 기약하며
마지막 잎새까지 떨군다는걸 우린 알죠.
자연을 닮은 우리도
또 채워야 할 것들을 위해
가지고 있는 것들을
내려놓고 비우는 늦가을
성숙해지는 계절이면 좋겠습니다.
내려놓고 비운 자리에
여유가 깃들면 더 좋겠습니다.
쌀쌀해지는 계절
서로 안부라도 전하며
따뜻한 마음이 되기를 바라면서
11월 인사말 카드 준비했습니다.
아침 저녁으로
쌀쌀해졌습니다.
늦가을 찬바람에 감기 조심하세요.
쌀쌀해진 기온에
감기 조심하시고
따뜻하고
행복한
11월 보내세요.
고운 단풍
책갈피 속에 고이 꽂아두듯
우리의 가을도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가을을
축복합니다.
가을 엽서
- 안도현
한 잎 두 잎 나뭇잎이
낮은 곳으로
자꾸 내려앉습니다
세상에 나누어줄 것이 많다는 듯이
나도 그대에게 무엇을
좀 나눠주고 싶습니다
내가 가진 게 너무 없다 할지라도
그대여
가을 저녁 한때
낙엽이 지거든 물어보십시오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지를
가을 편지
- 문정희
그대 떠나간 후
나의 가을은
조금만 건드려도
우수수 몸을 떨었다
못 다한 말
못 다한 노래
까아만 씨앗으로 가슴에 담고
우리의 사랑이 지고 있었으므로
머잖아
한잎 두잎 아픔은 사라지고
기억만 남아
벼 베고 난 빈 들녘
고즈넉한 볏단처럼 놓이리라
사랑한다는 것은
조용히 물이 드는 것
아무에게도 말 못 하고
홀로 찬바람에 흔들이는 것이지
그리고 이 세상 끝날 때
가장 깊은 살 속에
담아가는 것이지
그대 떠나간 후
나의 가을은
조금만 건드려도
우수수 옷을 벗었다
가을은 짧아서
-박노해
가을은 짧아서
할 일이 많아서
해는 줄어들고
별은 길어져서
인생의 가을은
시간이 귀해서
아 내게 시간이 더 있다면
너에게 더 짧은 편지를 썼을 텐데
더 적게 말하고
더 깊이 만날 수 있을 텐데
가을은 짧아서
인생은 짧아서
귀한 건 시간이어서
짧은 가을 생을 길게 살기로 해서
물들어 가는
가을 나무들처럼
더 많이 비워내고
더 깊이 성숙하고
멀리서 빈다
- 나 태 주 -
어딘가 내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꽃처럼 웃고 있는
너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 번 눈부신 아침이 되고
어딘가 네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풀잎처럼 숨 쉬고 있는
나 한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 번 고요한 저녁이 온다
가을이다, 부디 아프지 마라.
(나태주 시인의 시집 [꽃을 보듯 너를 본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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