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5. 11. 23:09ㆍ풍경쌤의느린여행
열정이 있다면 언제나 청춘이다.
100세 시대!
몽중루의 건강 기행
몽중루의 지리산 둘레길 기행
제17구간 <구례 송정 - 오미> 걷기
몽중루의 지리산 둘레길 기행, 제17구간<송정-오미> 걷기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은 그 이름도 다채롭다. 신록의 계절에 더해 장미의 계절까지. 5월을 맞은 지리산 남쪽 산록은 지금 벌써, 중부지방에 한 발 앞서 5월 신록이 한창이다. 산자락의 숲길은 초록의 향연이 싱거롭고, 산록에 접한 과수원길과 들길에는 아카시아 꽃, 찔레꽃들이 한창이다. 이즈음 지리산 둘레길은 찾는 이들로 하여금 푸른 5월을 온몸으로 느끼면서 그야말로 향기로운 꽃길을 따라 신록의 바닷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지난 7일, 일주일 만에 다시 구례 섬진강변 송정리를 찾았었다. 지리산 둘레길 제17구간 가는 날, 토지면 한수천 변산협 송정마을의 단풍나무 터널길은 정오의 햇살이 맑아 내 그림자를 즈려밟고 가게 한다.
가파른 숲길을 올라 의승재를 넘었다. 재 넘어 울창한 편백나무 숲길은 이마의 땀을 가셔 주고, 송정 계곡을 건너 석주관 갈림길로 돌아나가니 울울한 솔밭길이 유산자의 마음을 앗아간다.
석주관(石柱關)은 정유재란 때 경상도에서 전라도로 들어가는 관문격이었던 석주 산성을 지키다 순직한 7 의사(七義士) 묘(墓)다.
"그대 몸은 어디에 있는가/
마음은 무엇에 두었는가/
지리산 둘레길을 걷는다는 것은/
몸 안에 한그루 푸른 나무를 숨쉬 게 하는 일이네/
- - -" 지리산 둘레길을 예찬하는 박남준 시의 첫 구절이다.
시인의 음풍 소월이 가슴에 와닿는다. 솔숲에 이는 5월 솔바람은 녹림(綠林)을 거니는 유산자만이 누리는 특권이니 시 한 구절을 따라 읊어 보는 재미는 더 쏠쏠하다. 이곳은 지리산이 노고단 아래로 내린 줄기의 섬진강변 산록이다. 그 옛날 이순신 장군이 걷던 백의 종군길이기도 하다. 둘레길은 이 백의종군길을 거슬러 구례 화엄사가 있는 마산면을, 서시천을 거슬러 산동면으로 이어진다.
원송 계곡을 가로질러 작은 능선을 타 넘고 완만한 구릉에 펼쳐지는 파도리 산록을 에돌아 걸었다. 멀리 구례 사성암을 품은 오산(오봉산이 바투 끌어안은 섬진강 물길을 돌리며 마주하고, 찔레꽃, 아카시아 꽃이 만발한 꽃길이 끝없이 굽 돌아 이어진다. 눈길은 신록의 상큼함에 반하고, 가슴은 꽃 향기에 취한다.
구산리 산록의 전원주택지인 솔까끔 마을을 지나 문수저수지를 찾았다. 문수계곡의 이 물길은 토지천이 되어 토지면 일원 오미리, 금내리, 파도리 들녘을 적신다. 특히 저수지 아래에서 서쪽으로 돌린 물길(수로)은 오미리 운조루의 연지에까지 이른다. 예부터 사람들은 하죽마을을 두고 지리산 반야봉이 내린 금환락지(金環落地)라 여겨 길지(吉地)라 했다.
250여 년 전, 안동의 선비가 지관을 데리고 전국을 주유하다 이곳을 찾아 아흔아홉 칸 저택을 지어 오늘에 전하는데, 그것이 바로
운조루(雲鳥樓) 류이주 고택이다.
경상도와 전라도 경계에 위치하여 영. 호남의 장점들이 모두 살아 있다는 이 고택은 오늘날 국가 민속문화재 제8호로 지정되어 있다. 십여 칸 행랑채 가운데 우뚝한 솟을대문을 들어서면 4칸 사랑채에 누마루가 걸려 있고, 그 뒤 안채와 함께 'ㅁ' 자 형의 집 형태를 취하고 있다. 250여 년 고택은 현재 일부는 중수(重修) 중이고, 일부는 헐고 아예 새로 짓고 있었다.
'구름 속의 새처럼 숨어 사는 집'이라는 뜻을 가진 운조루는 이 고택 사랑채의 이름이고, 연지 앞 대문에 있는 통나무 쌀통 '타인 능해(他人能解)'가 눈길을 끈다. 누구나 이 뒤주를 열고 그 안에 있는 쌀을 가져갈 수 있다는 뜻의 이 쌀통은 이를테면 구휼미(救恤米) 통이다. 운조루 주인이 빈민들을 구제하기 위해 무상으로 내어 놓는 쌀통이다. 천만석 부자라도 이 정도로 애민을 한다면 부를 누릴 자격은 있다고 하겠다.
운조루를 나와 하죽 동구에 있는 곡전재(穀田齋)도 찾았다. 1,000여 평의 대지에 높은 돌담을 두르고 55칸으로 지은 이 저택은 90여 년 된 이순백 씨 고택, 지금은 그 맞자부가 지키며 살고 있었다. 오밀조밀 아담하게 꾸민 정원에 많은 골동품까지 겸비한 것 보면 옛 주인의 심성을 살펴보게 한다. 다시 운조루 유물전시관을 찾아보고, 이 마을 비보림인 듯 가꾼 소공원에서 귀경 길 서둘렀다.
촬영, 2022, 05, 07.
▼ 구례 토지면 송정리, 한수천 송정 마을 제17구간 들머리
▼구례군 관광 안내도
▼ 제17구간 = 송정-의승재-송정계곡-원송계곡-구례요양원-문수제-내죽-하죽- 오미 운조루
▼의승재 오르는 길
▼의승재
▼ 의승재 편백나무 숲
▼송정 계곡
▼ 송정 계곡 석주관 갈림길
▼녹림 길
▼ 필자의 인증
▼ 원송 계곡
▼ 지리산 둘레길 쉼터 정자
▼ 구례 토지면 파도리, 지리산 산록 들레길에 본 오산과 섬진강
▼ 붉게 익어가는 산딸기
▼ 아까시 꽃
▼ 토지 파도리, 둘레길 대봉시 농원
▼ 구례 토지면 파도 저수지 주변 풍경
▼ 토지면 파도리 산록
▼ 때죽나무 꽃
▼ 토지 파도리, 구례 노인 요양원
▼ 요양원 고갯길에서 되돌아본 요양원
▼ 토지면 파도 마을
▼ 단풍나무 꽃
▼ 청미래 덩굴과 열매
▼패랭이 꽃
▼ 파도리, 지리산 산록 솔까끔 마을
▼ 담장 가에 핀 낮달맞이 꽃
▼ 야생 백화등
▼ 문수계곡 문수저수지
▼ 불두화
▼ 토지면 오미리, 내죽 마을
▼문수계곡 토지천
▼내죽 마을 못자리, 벼 모종
▼ 토지면 오미리, 하죽 마을 동구
- 토지면 오미리 운조루 -
▼ 토지면 오미리, 운조루
▼ 운조루 연지
▼ 운조루 솟을대문과 행랑채
▼ 운조루 솟을대문의 통나무 쌀통(他人能解. 누구나 쌀통을 열고 쌀을 가져가도 된다는 뜻)
▼ 운조루
▼ 운조루 사랑채 - 1
▼ 운조루 사랑채의 누마루 - 2
▼ 운조루 유물전시관
▼운조루를 세운 류이주
- 토지면 오미리 곡전재 -
▼ 오미리 곡전재(穀田齋)
▼ 곡전재 사랑채- 1
정갈하게 잘 가꾸어진 뜰
사랑채 손님을 위한 주인의 배려가 담긴 뜰 같아 더 편안해 보인다.
▼ 곡전재 사랑채- 2
▼ 곡전재 안채
▼ 토지면 오미리(土旨面 五美里) 한옥마을 민박촌
100세 시대 몽중루의 둘레길 건강 기행
힘차게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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