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 4. 11:17ㆍ풍경쌤의느린여행
매일 아침을 맞이하지만
옆지기의 꾐에 특별한 아침을 맞으러 새벽 어둠 속을 달려 두물머리로 나왔다.
처음으로 맞이하는 두물머리에서의 아침!
두물머리의 아침은 어떨까?
이 추위에 상상만으로도 춥고 세찬 바람만 상상이 되지만 또 한편,
해는 어느쪽으로 떠 오를까?
물안개는 얼마나 아름답게 피어날까?
강물은 또 얼마나 눈부신 아침 햇살로 반짝거릴까?
기대 반, 우려 반
가슴이 두근거린다.
수묵담채화 같은 저 산등성이는 뭐람!
선물같은 그림 한 폭이 내 눈 앞에 펼쳐 있다.
일찍 일어난 새 한 마리가 벌써 강을 깨우고 있다.
어두움에 시커먼 강을 연상했는데
새벽 강은 의외로 평온했다.
해 뜨기 전 하늘빛이 강물에 비쳐 하늘과 강이 서로 맞닿아 있다.
롱패딩에 모자까지 쓰고 완전무장을 하고 나오긴 했지만, 겨울 강바람도 잊은 채 두물머리의 미명에 흠뻑 젖어 추위도 잊고 셔터를 눌러 댔다.
해뜨는 아침에 나룻배 한 척 강물에 띄워져 있으면 좋으련만......
왜 여기에 묶여 있니?
두물머리 느티나무는 400년을 이곳에서 아침을 맞이했겠다.
해가 뜨고 지는 걸 보며 자랐겠다.
해가 이쪽으로 뜨면 참 좋겠다는......
해 뜨기 전 서막을 알리는 것처럼 오리 떼 한 무리가 지나간다.
새벽 강을 헤엄쳐 다니는 오리떼도 부지런하지만, 두물머리의 일출을 보기 위해 추위를 무릅쓰고 나와 해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열정도 대단하다.
정신이 번쩍 든다.
옆지기가 추위를 무릅쓰고 왜 아침을 보러 이곳으로 나왔는지 알겠다.
잔소리 하지 않아도,
책을 읽고 학습하지 않아도,
아침을 기다리는 이 시간이 나를 먼저 깨운다.
강물이 붉어지는걸 보니 해가 뜨려나 보다.
기대와는 달리 이 방향이 아니다.
드디어 햇님이 산등성이 위로 얼굴을 내밀었다.
눈부시다.
햇님 안녕~~
환한 아침이다.
매일 맞이하는 아침이지만
두물머리에서의 아침이라 이 아침이 더욱 새롭다.
고사목을 집게 삼아 해를 잡았다.
내가 해를 잡았으니까
오늘 하루는 나의 것이다.
가녀린 갈대도
바람에 휠지라도 꿋꿋하게 혹독한 겨울을 버티고 있겠지.
그래!
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 흔들리는 갈대처럼
세상이 나를 흔들때에는 그냥 흔들려 주는거야.
단지,
땅 속에 내린 뿌리만 뽑히지 않으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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