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5. 26. 15:58ㆍ풍경쌤의느린여행
소악도선착장에 내려 섬티아고 순례길을 걷다 보니 순례길이 역방향이다.
역 방향 이랄것은 없지만, 예수님의 열 두 제자의 이름을 딴 순례자의 집에 번호가 있다 보니 그런 기분이다.
네 개의 섬을 잇는다고 하지만, 1004섬 신안의 섬들은 작은 섬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어서 마치 옆 마을로 마실 가는 기분이다. 단지, 썰물때에만 길이 나기 때문에 물이 빠질때에만 건너 갈 수 있다.
섬티아고 섬과 섬 사이의 길은 하루에 물이 두 번씩 차고 빠져서 썰물 때에만 건널 수 있는 노두길로 이어져 있다.
젊은이들은 다 객지로 나가고 나이든 부모님 세대만 터전을 지키는 조용한 섬에 젊은 예술가들이 참신한 발상으로 이곳네 개의 섬에 열 두 제자의 이름을 딴 작은 예배당을 짓고, 그 길을 걷는 섬티아고 순례길을 만들어 지금은 신안 섬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려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찾아 오는 여행지가 되었다.
여느 관광지처럼 시끌벅적하지 않다.
순례자길에는 조용히 걷는 사람들이 아름다운 그림이 된다.
차로 이동할 수도 있지만, 순례길은 조금 불편하고 조금 힘들어도 걸어야 더 좋다.
혼자도 좋고, 길동무와 함께 걸어도 걷고.
↓소악도항이 있는 진섬의 첫 번째 집 10번 유다 타대오의 집을 시작해서 11 시몬의 집을 거쳐 딴섬으로 건너가 12 가롯유다의 집을 거쳐 갔던 길을 다시 되돌아 나와 진섬과 소악도 노두길을 건너 소악도로 건너 와 - 9번 작은 야고보의 집을 지나 소악도와 소기점도 노두길에 있는 마태오의 집을 지나 소기점도로 건너 왔다.
2022.05.24 - [여행길에서] - 1004섬 신안 순례자의섬 섬티아고 기점소악도 12사도길 -1
조심! 만조시 통행금지 라고 쓰인 신안군의 경고문
밀물이 되면 노두길이 물에 잠기는데, 물이 찰랑거려 길이 보이는 모양이다.
그래도 절대 건너면 안된단다.
파래등이 밀려와 길이 미끄럽고, 물살이 세서 위험하단다.
밀물에서 썰물이 되는 시간은 약 3~4시간이란다.
바닷물이 들어왔다 빠져나가는 밀물과 썰물이 참 신기하기만 하다.
순례자의 길에는 화장실이 딸려 있지 않으니 이곳 화장실도 이용하고, 잠깐 게스트하우스 카페에서 차도 한 잔 마시면서 숨고르기를 한 후 걸으면 좋다.
Oh my God!
잠시 쉬다 여기서 코스를 이탈하고 말았다.
7번 토마스의 집으로 가려면 게스트하우스 왼쪽길로 가야 하는데 이정표를 보지 않고 그냥 길만 보고 걷다 보니 7번 토마스의 집을 경유하지 않았고 이 길로 나와 버렸다.
자전거를 타고 순례길을 도는 사람들도 참 좋아 보인다.
우리 부부는 그냥 뚜벅이로 눈에 보이는 것들을 사진으로 담으며 천천히 걷는다.
여느 지역들은 봄이면 꽃들이 지천인데 섬티아고 순례길에는 꽃이 눈에 띄지 않다가 논둑길에 노란 유채꽃을 보니 새롭다.
멀---리 보이는 섬이 소악도이고, 노둣길에 러시아 정교회 양식의 건축물 금빛 양파지붕의 8번 마태오의 집이 보인다.
이 까만 줄은 전깃줄일까? 수도관일까?
기사에 보니 소악도에 식수 문제가 있었다가 수도관이 연결되어 식수문제를 해결했다고 하던데 ......
외딴 집에 외딴 배 한 척이 걸음을 붙든다.
넓고 넓은 바닷가에 오막살이 집 한 채
고기 잡는 아버지와 철모르는 딸 있네~~
내 사랑아~ 내 사랑아~ 나의 사랑 클레멘타인~~
늙은 아비 혼자 두고 영영 어딜 갔느냐~~♬
클레멘타인 노래가 떠오르는 풍경이다.
내가 소악도 선착장에 내려 걷기 시작했는데, 소악도선착장까지의 거리가 2.7km의 지점까지 왔다.
작은 호수 위에 세워진 감사의 집 바르톨로메오의 집
호수 위에 떠 있어서 예배당 안으로 들어갈 수는 없다.
아직 미완성인건지 ......
보는 각도에 따라 색도 다르고 모양도 다르다.
이렇게 보면 마치 공연장의 무대 같기도 하다.
옆에서 보면 새 모양같다.
반영이 특히 아름다워 반영이 아름다운 각도를 따라 계속 찍게 된다.
5 필립의 집은 대기점도에 있다.
6 바르톨로메오의 집에서 5 필립의 집으로 가기 위해 또 노두길을 따라 걷는다.
멀리서 보이는 작은 섬들이 마치 징검다리 같다.
크게 뜀 뛰기를 하면 한 폭에 건널 수 있을 것 같아 눈으로 성큼 성큼 뛰어 본다.
5 필립, 행복의 집에 다다랐다.
앞에서 보면 삼각형 모양으로 둥글고 큰 문이 인상적이고, 위에 뾰족한 첨탑이 인상적이다.
필립의 집 예배당 안에는 앞에 십자가 창문이 있어 그런지 무릎 꿇고 기도하는 기도 처소 같다.
꼭대기에 십자가가 아닌 익투스 물고기 문양이 있다.
프랑스 남부의 전형적인 건축형태를 띈 예배당으로 지붕의 곡선이 유려하고, 지붕도 단순한 기와가 아닌 물고기 비늘 모양으로 독특하다.
예수님의 제자 중 베드로는 어부였다는걸 아는데 빌립도 어부였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기독교에서 물고기 모형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십자가와 함께 기독교를 상징하는 물고기 문양은 그리스어 익투스로 예수 그리스도 하나님의 아들 구세주 라는 말의 앞글자를 따온 것인데, 물고기라는 헬라어 단어와 일치한다.
요한의 집을 찾아가는 길~
요한의 집으로 가는 길~
붉은 지붕의 집들이 정답게 모여 있는 예쁜 마을이 인상적이었다.
앞에 양어장이 있어 마을의 반영까지 물 위에 드리워져 걸음을 멈추게 한다.
마을 이름이 남촌이란다.
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 노래가 떠오르는 이름도 예쁜 마을이다.
박영균 작가의 요한의 집
예쁜 마을 입구에 지어진 요한의 집은 땅을 기증한 노부부의 사연이 전해진다.
예배당 저 틈새로 보면 부부의 묘소가 보인단다.
붉은 지붕, 낮은 돌담, 낮은 산언덕, 연초록 나뭇잎 깨끗하고 예쁜 마을 속으로 들어가 보고 싶다.
이 예쁜 마을에는 누가 살고 있을까?
정답게 모여 있는 집들처럼 이웃끼리 도란도란 정답게 이야기 하며 살겠지?
나가는 뱃시간이 있다 보니 지체할 수 없어 마을로 난 길을 따라 야고보의 집을 찾아 순례길을 이어 간다.
작가 김 강의 작품 야고보의 집은 그리스 신전같은 기둥들이 건물을 지탱하고 있다.
갔던 길을 돌아 나와 그리움의 집을 뒤로 하고 2 안드레아의 집으로~~
병풍도 노둣길 입구 북촌마을 동산에 위치한 안드레아의 집은 안데르센 동화 속에 나오는 듯한 예배당이다.
안드레아의 집 뒤로 병풍도로 이어지는 노두길이 보인다.섬과 섬 사이에 노두길이 있어 섬은 외롭지 않겠다.
12사도길 마지막 코스 베드로의 집으로~~
눈 앞에 순례길 마지막 예배당 베드로의 집이 보인다.
베드로의 집은 대기점도선착장에 위치해 있었다.
그리스 산토리니를 연상케하는 하얀 건물에 파란 지붕의 산뜻한 예배당이 바다 가운데 세워져 있어 한 눈에 봐도 알겠다.
1. 건강의 집 / 베드로의 집
파란 문을 열고 들어 가
예배당 내부에서 창문으로 내다보이는 풍경도 한 폭의 풍경화처럼 예쁘다.
역방향으로 걷다 보니 순례길 시작을 알리는 종을 순례길을 마치면서 친다.
순례길을 무사히 마친 내게 "수고했다~~"고 울리는 것 같다.
나도 내게 칭찬과 격려를 보낸다.
한 번도 주저앉지 않고 트레킹을 잘 마쳤으니 수고했어~~ 잘했어~~
신안 섬티아고 12사도 순례길에서 만난 12사도의 집
각 건축물마다 특색이 있고, 무엇보다 교회가 길과 길을 잇는 가교의 역할을 한다는 것이 인상깊었다.
노두길이 섬과 섬을 잇는 길이 되어 주고, 12사도의 집이 길과 길을 잇는 가교가 되듯, 우리의 교회들도 목적 없이 길을 잃고 방황하는 사람들의 길을 찾아주는 가교의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좋겠다.
트레킹을 마치고 본 주위 풍경은 완주한 내게 주는 선물 같다.
대기점도선착장에 있는 신안 1004섬 자전거대여소
나를 태우러 온 배가 들어 온다.
빠듯한 배시간으로 식사도 못하고 쉼 없이 걸어야 했던 트레킹이라 아쉬움도 있었지만, 걷는 내내 좋았으니 이만하면 됐다.
안드레아의 집도 멀어지고
베드로의 집도 멀어져 간다.
말--리 천사대교가 보이기 시작하고 올 때는 보지 못했던 특이한 섬도 보인다.
섬 가운데 나무 한 그루~ 저 섬도 1004 섬 중의 한 섬일까?
신안 여행은 올 때마다 좋은 것들로 채워간다.
마음을 누르고 있던 모든 것들은 12사도길을 걸으며 트레킹을 하는 동안 하나씩 지워지고, 마음에 쉴만한 자리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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