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랑천 서울장미축제 - 비오는 날의 장미

2021. 5. 26. 11:45풍경쌤의느린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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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는 내리는데 중랑천 장미꽃길을 걷고 싶습니다.

이 마음 어쩌라는건지.....

우산을 받쳐 들고 집을 나섭니다.

이런 날씨에도 장미꽃을 보고 싶다고 나를 흔드는 마음이가 기특합니다.

 

비는 맞고 있지만 여전히 사랑스러운 꽃입니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노랫말이 지금은 아닙니다.

꽃 속에서 나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당신에게서 꽃내음이 나네요~~~~

어쩌면 당신은 장미를 닮았네요~♬

우리는 그저 고운 향기를 지닌 아름다운 장미를 닮고 싶을 뿐입니다.

 

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 없이

아낌없이 아낌없이 사랑을 주기만 할 때

백만송이 백만송이 백만송이 꽃은 피고 ......

 

미워하는 마음 없이 오직 사랑만 줄 때 백만송이 꽃이 핀다는 노랫말이 참 좋습니다.

여기 중랑천 백만송이 장미가 그렇게 사랑으로 피어났으리라 생각하니 사랑 받고 있음에 행복합니다.

 

사실 장미는 여백 같은 꽃이 아닌 무대의 중심에 서 있는 화려한 꽃이지만, 어느 자리에 두어도 화려함은 감출수가 없습니다.

화려함에 도도한 꽃이라 여겼는데 장미는 그저 조용히 필 뿐이었습니다.

사람들이 그를 꽃들의 중심에 놓고 꽃중의 꽃이라 부르고 May Queen이라 불렀을 뿐......

 

첼로 조형물 한 대가 이 비와 너무너무 잘 어울립니다.

묵직한 첼로음이 어울리는 날입니다.

축제장 이라지만 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에는 캐논이라도 들려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넝쿨장미 너머로 장미의 여신이 보입니다.

빗 속에 있어도 그 자태는 여신입니다.

 

 

오늘 내가 본 백만송이 장미 중 가장 아름답고 가장 매혹적이고 가장 나를 오래 붙든 빨간장미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나태주 시인은 풀꽃에게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고 했는데

저는 장미에게 자세히 보니 더 예쁘다고 말합니다.

 

 

 

가시 돋친 장미라고 아름다움 뒤에 숨겨둔 가시를 장미의 흠 정도로 여겼었는데, 오늘 장미를 보면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함부로 다루다보면 꽃잎이 한꺼번에 떨어져 버릴 수 있으니 장미 줄기의 가시는 나를 꺾지 말라는 경고의 메시지가 아닌 나를 조심히 다루어 달라는 주의를 주기 위한 메시지라고......

 

 

 

 

하필 비가 오는 날 장미꽃을 보고 싶다는 마음은 뭔가? 했는데

비가 와서 또 다른 장미의 모습을 보게 되어 좋았고, 비가 오니 찾는 사람 또한 드물어서 더 좋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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